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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결산] 올해의 가요 노래 20

다사다난했던 2024년의 가요 노래를 소개합니다.

김도헌
김도헌
- 6분 걸림

제너레이트 연말결산을 소개합니다. 케이팝, 가요, 해외 총 3개 부문으로, 앨범과 노래 각 20개를 골랐습니다. 순서와 순위는 무관합니다. 다사다난했던 2024년의 가요를 소개합니다. 올해의 가요 앨범 20은 여기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실리카겔, ‘APEX’

미래도 없고, 계획도 없고, 작전도 없는 자경단을 결집하게 만드는 총공세. 실리카겔 서사의 새 페이즈를 덮고,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송가.

이영지, ‘Small Girl’

새 시대 슈퍼스타의 자격은 연약한 당당함, 친근한 솔직함. 래퍼도, 인플루언서도, 연예인도 아닌 오직 이영지 그 하나만으로 충분한 노래였다.

비비, ‘밤양갱’

장기하의 말맛과 비비의 달콤쌉싸름한 노랫말. 마법의 왈츠로 풀어낸 2분 26초 찰나의 영양간식같은 곡. 매스미디어가 각인한 '나쁜X' 이미지에 매몰되는 것을 거부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신비로운 음악가의 면모를 영민하게 활용했다.

김범수, ‘여행’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 대상을 수상한 최유리의 손에서 탄생한 노래를 김범수의 원숙한 가창으로 완성한 한 편의 '듣는 로드무비'

한로로, ‘ㅈㅣㅂ’

경량화된 라디오헤드, 다듬어진 시이나 링고, 분열의 시대를 응시하는 인디 아이돌의 저항가

에픽하이, ‘ANTIHERO’

지휘봉 대신 박규봉이 어울리는 베테랑 트리오의 새로운 레슨. 레트로의 범람 가운데 맛과 멋으로 버무려 낸 네오 붐뱁의 진가.

혁오, 선셋 롤러코스터, ‘Young Man’

형제애와 동지애, 아시안 팝의 물결로 다듬어 낸 밴드 축제의 한바탕. 모듈라 신스, 색소폰, 두 대의 악기들이 펼치는 앙상블.

옥상달빛, ‘다이빙’

언제나 그 시간, 그 자리에서 또렷하게 노래하는 DJ 듀오의 해롭지 않은 중년을 위한 송가. 해맑게, 씩씩하게, 무해하게 나이들어가기.

윤하, ‘포인트 니모’

대양과 우주를 잇는 궤도 엘리베이터의 해저 깊은 곳 정거장에는 쓰임을 다한 인공위성들이 잠들어있다. 세상의 모든 '쓸모없어진' 이들을 위로하며 한걸음 나아가고자 하는 청량한 윤하의 록 앤섬이다.

HWI, ‘너의 전생’

프로듀서 김도언의 뒤틀린 일렉트로닉 디스토피아 위 날갯짓하는 팔색조 HWI의 활약이 대단하다. 때로는 건조하게, 때로는 힘차게, 때로는 성스럽게 휘몰아친다.

피아노 슈게이저, ‘펭귄’

피아노와 슈게이징으로 이어받은 한국 모던 록의 계보. 음울한 피아노 로커가 풀어내는 경쾌한 노이즈 위 뒤뚱거림이 살이 베일듯 차가웠던 2024년의 겨울을 버티게 해주었다.

Otis Lim, ‘Jami (Feat. THAMA)’

쉬이 지나치기 쉬운 일상의 단편을 감각적인 네오 소울로 포착하는 오티스 림의 장점이 극대화된 싱글. 차분하게 다듬어진 소울 연주 위 불현듯 훅 들어오는 오티스 림의 허스키한 보컬, 그리고 차분한 해설을 들려주는 따마의 조합이 훌륭하다.

조동희, ‘꽃차례’

우아하게 피어나는 포크트로니카 위 인생의 꽃차례를 담담히 노래한다. 간결한 네 코드의 어쿠스틱 기타 연주 위 섬세하게 삶의 궤적을 그려나가는 음악에는 자연스러운 품격이 흐른다. 황병준의 손에서 정돈된 소리 위에 음악을 듣는 모든 이들의 여로를 격려하는 조동희의 노래가 수채화 물감처럼 담담하게 퍼져나간다. 세상은 당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Sailor Honeymoon, ‘Bad Apple’

한국의 슬리터 키니, 웻 레그를를 겨냥하는 분노어린 포스트 펑크. 헛소리를 들어줄 시간 없다는 건조한 곡이 세일러 허니문의 분노를 압축하여 제시한다.

Tabber, ‘Chi-ka’

선택과 집중. 유윌노우 사단에서 폭넓은 음악 팔레트를 꾸려가던 태버가 이별 후의 평범한 일상을 선 굵은 베이스 리프와 보컬로 섹시하게 그려냈다.

김뜻돌, ‘속세탈출 (feat. Swervy)’

슈게이징의 잔향이 가득한 앨범 '천사 인터뷰'의 후반을 후드려치는 여성들의 뉴 메탈. 혐오없는, 욕설 없는, 건강한 뉴 메탈도 가능하다.

서울부인, ‘깽판’

묵직하게 훅 들어오는 로큰롤 느와르 한 편. 설득력있는 서사와 베테랑 멤버들의 연주, 단단한 그룹의 개성이 조화롭다. 한국의 퀸스 오브 더 스톤 에이지를 향하여.

솔루션스, ‘N/A’

한국에서 가장 스타일리시한 밴드의 개성을 증명한 솔루션스의 새로운 송가. 긴장감 넘치는 전개 가운데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는 후반부 에너지까지 세련된 기승전결을 들려준다.

페퍼톤스, ‘라이더스’

데뷔 20주년을 맞은 밴드가 여전히 두근거리는 심장과 함께 달려나가는 광경은 아름다웠다. 산뜻하고 유쾌한, 동시에 에너지 넘치는 페퍼톤스의 새로운 로드무비 예고편을 들으며 가슴이 뛰었다.

수민 & 슬롬, ‘왜, 왜, 왜’

롤러코스터, 클래지콰이, 캐스커, 아소토 유니온... 2024년에 다시 듣게 될 줄 몰랐던 세련된 애시드 재즈 팝. 잘 기획된 통속성의 매력을 만들어낸 콤비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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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 김도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