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멸의 히트곡 ③

파멸의 히트곡 ③

어제 공유한 '파멸의 히트곡'은 로빈 시크의 'Blurred Lines'가 지닌 여성혐오 속성과 그 후 10년 간 이 노래가 가져온 사건을 정리한 글이다. 여러 일화가 등장하는 가운데, 음악 업계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는 결국 곡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표절 시비다. 번역한 3편에 그 일화가 담겨있다.

'Blurred Lines'는 마빈 게이의 'Got to Give It Up' 표절 혐의로 미국 법원에서 530만 달러의 배상금을 물었다. 이 소송은 대중음악 표절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판결로 여겨지는데, 그만큼 논란도 많았고 후폭풍도 컸다. 하지만 법정 증언을 통해 밝혀진 사실은 우리가 어렴풋이 들었던 진행과 좀 달랐다.

마빈 게이 유족의 승리는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레이블로 하여금 레전드 아티스트들의 카탈로그 매입을 기획하게 만들었고, 그 과정의 불공정함을 지적한 여러 벤처 회사들이 코로나19로 투어가 사라진 상황에 힘입어 (대표적으로 힙노시스) 저작권 거래에 뛰어들었다. 통샘플 곡의 출현 빈도도 높아졌다.

팝 시장에는 음악 법의학자(Forensic Musicologist)들이 등장했다. 노래 발표 전 저작권 이슈가 없는지 검토하는 이들은 팝 시장에서 수요가 높다. 처음부터 원작자와 합의를 거쳐 노래 전체를 통샘플링하는 방법도 최근 흥행하고 있다. 코이 르레이의 'Players', 라토의 'Big Energy', 니키 미나즈의 'Super Freaky Girl' 등이 그렇다.

퍼렐 윌리엄스와 로빈 시크는 억울한 피해자가 아니었다. 그들은 표절 시비 이전 마빈 게이의 유족을 먼저 고소했다. 심지어 둘이 함께 노래를 만들었다는 제작 비화도 사실이 아니었다. 둘은 항소까지 한 소송에서 패소하여 유족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했다. 그런데도 퍼렐 윌리엄스는 여론 재판에서 이겼다. 그는 억울하게 창작을 제약당한 프로듀서로 자신을 포장하며 천재의 지위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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