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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나비 [사운드 오브 뮤직 pt.1] (2025)

새로운 음악 여정? 커튼 콜? | 잔나비 [사운드 오브 뮤직 pt.1]

김도헌
김도헌
- 5분 걸림

그룹사운드 잔나비가 4년의 공백기를 지나 네번째 정규 앨범의 첫번째 파트 [사운드 오브 뮤직 pt.1]을 내놓으며 돌아왔다. 음악의 즐거움, 음악에 대한 경외감을 숨기지 않는 밴드 잔나비는 이번 4집을 두 장으로 나눠 발표할 정도로 야심 가득한 시도를 담았다.

매드체스터, 헤비한 디스토션의 기타 사운드, 소울, 펑크(Funk), 챔버 팝, 아레나 록, 포크 등 다양한 장르가 잔나비표 장르 융합 아래 조화를 이루는 작품 가운데 이러한 시도를 설득력 있게 담아내었느냐가 관건. 음악평론가 김도헌과 장준환이 잔나비의 방향성과 새 앨범을 다루며 곡을 분석하고 의견을 더한다.

뉴 잔나비를 향한 청사진, 끝없는 도전 가운데 납득을 위해서는?

김도헌 사운드 오브 뮤직. 잔나비는 경력 내내 음악에 대한 진심, 음악에 대한 사랑, 음악의 기쁨을 탐구했다. 처음 음악을 만났던 순간으로부터 음악을 업으로 삼고, 음악을 통해 더 넓은 세상을 마주하는 오늘날의 이야기를 연결했다.

그 과정에서 잔나비는 '레트로'와 '복고'라는 테마를 얻게 되었다. 그러나 잔나비가 특별히 레트로를 지향하였다기보다는, 자연스레 유년기 시절 과거의 대중음악을 접하며 키워갔던 애정과 작법에 충실하였다고 보는 것이 옳다. 그들이 겨냥한 시간대와 장르가 명확했을 뿐이다.

[사운드 오브 뮤직 pt.1]은 이를 타파하기 위한 잔나비의 노력을 담고 있는 청사진이다. '음악의 소리'가 아니라 음악의 '소리'다. 하나의 볼륨으로 담기 어렵기에 정규 앨범을 두 파트로 나누었고, 1번 파트의 이번 앨범도 사실상 세 개의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매드체스터, 헤비한 디스토션의 기타 사운드, 소울, 펑크(Funk), 챔버 팝, 아레나 록, 포크 등 다양한 장르가 잔나비표 장르 융합 아래 조화를 이룬다. 다만 자전적인 앨범의 메시지와 음악 실험의 두마리 토끼를 잡는데 있어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선율의 힘이 약하다. 타이틀곡 '사랑의이름으로!'에서의 게스트 활용은 동시대성의 미약한 확보에 그친다. 두번째 파트를 기다려보아야 하는데, 그렇다면 분할 대신 완결된 한 편의 서사가 더욱 효과적이었지 않았을까.

더 머나먼 여정을 위한 커튼콜

장준환 잔나비의 [사운드 오브 뮤직 Pt.1]은 어릴 적 들었던 음악에 대한 회상을 넘어, 어느덧 11주년을 맞이한 그들의 긴 여정에 대한 회고를 담고 있는 듯하다. [전설], [환상의 나라] 만큼의 과거와의 영합 혹은 정교한 복각을 추구하지는 않았더라도, 이제는 그들의 정체성이기도 한 복고주의 작법과 흥미로운 오마주가 여기저기 생동하는 이유다.

예전 수록곡을 이스터에그처럼 하나둘 소환한 노랫말은 훌륭한 팬서비스를 넘어 잔나비 역시 노스탤지어의 일부가 되었음을 상징한다. 그래서 이들에게 ‘음악'은 소중하다. '음악'이라는 단순한 중심 소재도 하고픈 말과 상상 보따리가 가득하다.

물론 파트를 나눴다는 점에서 미완의 감상, 더 나아가 필연적 모호함이 생기기도 한다. 그룹의 활동을 오래 지켜보지 않은 이라면 쉽게 동감하기 어렵다는 점도 모호함을 더하는 요소 중 하나다. 그럼에도 산재한 영감을 세 개의 섹션, 부드러운 연결부, 스킷 등의 장치로 군더더기 없는 25분으로 환산했다는 점에서, 잔나비가 펼친 커리어 2막의 거대한 예고편은 충분히 만족스럽고,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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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 김도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