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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결산] 올해의 해외 음악 50

예술은 황금률의 진리를 향해 흥청망청 흥겹게 행진했다.

김도헌
김도헌
- 9분 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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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한 해의 음악을 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케이팝, 한국, 한국 외 음악으로 구분했습니다. 케이팝 부문은 15장 / 15곡, 한국 및 한국 외 음악은 각 부문마다 25장 / 25곡의 작품을 소개했습니다. 각 부문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 10개의 작품을 특별히 추천하였는데, 이는 볼드 처리되어있습니다. 순서와 순위는 무관합니다. 플레이리스트에는 케이팝 40곡, 한국 음악 80곡, 한국 외 음악 각 80곡으로 총 200곡을 소개했습니다. 무작위 재생을 추천합니다.

올해 연말 결산은 한국 음악과 해외 음악으로 구분하여 진행한다. 원래 둘을 구분하는 개념은 가요와 팝이었다. 가요가 한국 음악으로 바뀐 것은 어렵지 않지만 왜 팝은 해외 음악으로 바꿨을까. 그것은 2023년이 우리가 대중음악을 바라보며 무심코 받아들이고 있던 팝의 개념을 다르게 받아들이고 또 활용해야 함을 역설한 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팝은 해외 대중음악을 통칭하는 의미와 더불어 캐치한 멜로디와 선명한 구조로 구성된 음악의 양식, 그리고 대규모 음악 회사들이 지배하는 음악 산업 그 자체를 포함하는 두리뭉실한 형태의 단어로 사용되고 있다. 2000년대 밴드캠프와 사운드클라우드 등 자체 유통 및 홍보 생산이 가능해진 때부터 2010년대 중후반 틱톡을 중심으로 한 숏폼 콘텐츠와 소셜 미디어의 보편화로 팝의 질서는 무너지기 시작했다. 영미권 음악의 지배에 도전한 케이팝과 라틴팝, 아프로비츠의 대안 장르의 등장 역시 21세기의 대중음악이 나아갈 길을 새로 제시했다.

이 문법을 일찍이 받아들여 독창적인 독립 창작가와 강력한 커뮤니티 형성에 힘쓴 테일러 스위프트와 비욘세가 2020년대의 가장 거대한 슈퍼스타로 거듭난 사건은 팝의 승리와 동시에 우리가 알고 있던 팝의 상식이 붕괴되었음을 상징한다. 팬데믹 시기 간단한 15초가량의 영상으로 손쉽게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음악을 선보이던 베드룸 창작가들은 복잡하고 편견 어린 오디션과 회사의 계약을 기다릴 필요 없이 스스로 슈퍼스타의 왕관을 썼다. 오래 경력을 쌓고 평단의 찬사를 받았으나 상업적 성과는 미진하던 음악가들의 고민도 많이 해소됐다. 실력만 갖춰졌다면 Z세대 소셜 미디어 군단이 먼저 알아보고 그들을 우상으로 받들어 모신다.

더 많은 가능성은 정답을 없앴다. 현재 대중음악은 춘추전국시대다. 누구나 노력 여하에 따라 갖출 수 있는 보편적 감각의 역할이 줄어들고, 타고난 재능과 정체성을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본인만의 문법으로 소개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커졌다. 블랙 커뮤니티,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계 이민자들의 리듬과 멜로디가 지구촌을 고르게 뒤덮었다. 퀴어 코드와 페미니즘은 공감과 이해를 넘어 보편의 영역에서 새로운 창작을 꿈꾸고 있다. 기존 세력도 커뮤니티를 다지며 반격에 소홀하지 않았다. 2023년의 컨트리 현상과 위기설을 비웃기라도 하듯 활발하게 등장한 힙합 R&B 진영은 미국 대중음악 시장의 전통 강자가 누구인지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특히 새로운 댄스 리듬과 1970년대 프로그레시브 록을 스스로의 유산에 결합한 힙합 진영에서는 놀라운 신인과 경력자들의 품격이 조화를 이뤘다. 팝 음악도 쇠퇴하지 않았다. 많은 이들을 눈물 흘리게 하며 다 같이 따라 부를 수 있는 송가를 만드는 음악가들, 닮고 싶은 워너비들의 활약이 이어졌다. 정점은 대안의 시선으로 만들어 놓은 플라스틱 인형 세트장 영화 '바비'의 사운드트랙이었다.

2023년은 장르의 구분 대신 스포티파이식 분위기(Mood)가 대중음악의 경향을 소개하게 된 한 해기도 했다. '새드 걸 무브먼트(Sad Girl Movement)'로부터 솟아난 포크 록과 드럼 앤 베이스 버블검 팝, 부유하는 드림 팝과 팝 재즈는 음울한 Z세대를 위로했다. 코어에 집중하며 더 시끄럽고 강렬하게 스타일을 가다듬은 록과 전자 음악 아티스트들은 무아지경의 정교한 소음으로 모두를 즐겁게 했다. 분노의 감정은 올리비아 로드리고와 같은 10대 소녀들의 일상부터 팝스타 마일리 사이러스와 샤키라, 베테랑 코린 베일리 래까지 고르게 퍼져나갔다. 카일리 미노그와 제시 웨어 같은 베테랑들이 디스코의 무드를 이어받아 춤을 추는 가운데 트로이 시반은 유쾌한 섹스 머신으로 거듭났다. 코첼라 페스티벌에서 프랭크 오션 대신 스크릴렉스, 프레드 어게인, 포 텟이 헤드라이너 자리에 오른 건 돌아보니 일종의 계시였다.

세계가 위태로워질수록 예술의 빛은 밝아진다. 팬데믹 이후의 밝은 미래를 2022년에 짧게 즐기고 모두가 위기를 감지한 올 한 해, 음악은 모두의 감정을 과할 정도로 고양했다. 정신 놓을 정도로 춤을 추게 하고, 한없이 심연으로 가라앉게 만들고, 쉴 새 없이 발광하는 스마트폰 화면에 시간을 낭비하게도 만들고, 넓은 스타디움에서 함께 노래 부르며 고독을 물리치게 도왔다. 위정자들이 상호 대립의 정치적 해석을 내놓으며 갈등을 부추길때, 예술은 황금률의 진리를 향해 흥청망청 흥겹게 행진했다.

해외 앨범 25장

1. Billy Woods and Kenny Segal, Maps

2. Olivia Rodrigo, Guts

3. Tainy, Data

4. Boygenius, The Record

5. Yves Tumor, Praise a Lord Who Chews But Which Does Not Consume

6. 100 gecs, 10,000 gecs

7. Anohni and the Johnsons, My Back Was a Bridge For You to Cross

8. Danny Brown and JPEGMAFIA, Scaring the Hoes

9. Amaarae, Fountain Baby

10. Caroline Polachek, Desire, I Want to Turn Into You

11. Kali Uchis, Red Moon in Venus

12. SZA, SOS

13. Sufjan Stevens, Javelin

14. Victoria Monét, Jaguar II

15. Sampha, Lahai

16. Yeule, Softscars

17. Young Fathers, Heavy Heavy

18. Nourished by Time,  Erotic Probiotic 2

19. Jessie Ware, That! Feels Good!

20. Kara Jackson, Why Does the Earth Give Us People to Love?

21. Kelela, Raven

22. Noname, Sundial

23. Fever Ray, Radical Romantics

24. Wednesday, Rat Saw God

25. Sexyy Red, Hood Hottest Princess

해외 싱글 25곡

1. Billie Eilish, What I Was Made For?

2. Tyla , Water

3. Mitski, My Love Mine All Mine

4. Lana Del Rey, A&W

5. PinkPantheress / Ice Spice, Boy’s a liar Pt. 2

6. Troye Sivan, Rush

7. Beyoncé, My House

8. SZA, Kill Bill

9. Skrillex / Fred again / Flowdan, Rumble

10. Corinne Baily Rae, New York Transit Girl

11. Björk, Rosalía, Oral

12. Asake, Amapiano (feat. Olamide)

13. Yaeji, For Granted

14. Hudson Mohawke / Nikki Nair, Set the Roof [ft. Tayla Parx]

15. Kylie Minogue, Padam Padam

16. Indigo De Souza, Younger & Dumber

17. Carly Rae Jepsen, Psychedelic Switch

18. Olivia Rodrigo, get him back!

19. Bizarrap & Shakira, Shakira : Bzrp Music Sessions, Vol. 53

20. Caroline Polachek, Dang

21. 100 gecs, Hollywood Baby

22. boygenius, Not Strong Enough

23. Peso Pluma / Gabito Ballesteros / Junior H, LADY GAGA

24. Lil Yachty, drive ME crazy!

25. Kaytraminé, 4E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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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 김도헌입니다.